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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조선어학회 한글 (1권 3호).pdf/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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變格活用의 例
이 윤 재

마음 같아서는 말이란 모두가 일정한 법칙에 딱 들어맞아서, 천편일률 文字 그대로의 편익을 얻엇으면 작히나 좋으련만, 그러치 못함이 큰 유감이다。 그러나, 원래 말이란 누구나 다 아다싶이 어떤 理論的 規律 밑에서 요리조리 맞훠 가며 意識的으로 만들어 놓은 물건이 아니다。 따라서, 文法이란 것은 어느 나라의 例를 보드라도, 自然에서 생기어서, 自然에서 발달된 散漫한 말들 중에서, 어떤 공통되는 규칙을 발견하여 놓고, 거기에다 이러저리 갈라 붙여서, 한 법칙을 세워 놓은 것에 지나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數多단 말 가운데 흔히 잇는 語法의 不規則을 과도히 근심한다든가, 또는 이 不規則 語法을 없이하기 위하여, 무리하게 어떤 법에 들여 대어서 實際 語法과 音理에 拘束을 준다든가 하는 것은 애초부터가 杞憂며 誤謬일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先輩들 中에서도, 實際 音理에 떠나서, 「이어며」(續)를 「잇으며」로, 「더우니」(熱)를 「덥으니」로와 같이 쓴 일이 잇엇다。 그것이 무론 全羅道나 慶尙道에서 그러케 發音한다 치드라도, 一部 地方에서만 잇는 것으로, 全 朝鮮的으로 통행하기 어려우리니, 어떤 말이거나 大多數를 좇아 표준잡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듣다」(聞)란 말에 대하여서도, 平安道에서는 「듣으니」 「듣어서」 「듣고」와 같이 發音하고, 咸鏡道에서는 「들꼬」 「들는다」 「들어서」로 發音한다。 이것도 역시 우엣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한가지를 표준잡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너무 單調로운 事實에 흔히 倦怠를 느끼기 쉬운 것이다。 文法에 잇어서도, 가다가 더러 不規則이 잇는 것을 되도록 趣味로 對하지 않으면 안 되겟다。 우리들의 말이 본시 自然語인 그 本質에 따라서……。 무론 그러라고 일부러 不規則을 맨들어 놓자거나, 또는 不規則 問題를 解決치 말자는 말은 아니다。 될수만 잇으면, 口音에 어그러져, 말의 拘束을 주지 않는 限에서, 이 不規則을 없이하기에 努力하여야 할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러치 못한 바에는, 차라리 그 不規則을 好意로 對해 주며, 그것과 정들임이 消極的이나마 도리어 良策이란 말이다。 하물며, 우리 말의 不規則은 다른 나라의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그리 많지 아니하며, 또 몹시 복잡하지 아니하야, 不規則으로서도 一種 不規則의 規則이 잇어서, 깨닫기에 그리 힘들지 않음에랴。

더구나 우리 말의 不規則은 대개가 말의 生長 發達 해 오는 동안에, 口音의 變遷으로 인하여 된 것이니, 만일 이 歷史的 原因을 거슬러 올라가, 옛 말의 音을 좇아 쓴다면, 「作」은 「짓」으로, 「續」은 「잇」으로, 「熱」는 「더ᇦ」으로 써야 할지니, 이와 같이 하면, 現代 語音과는 전연 딴 語音이 되어서, 흡사히 外國語 배우는 셈이 될지며, 言語 發達의 自然性을 拘束하는 意味로 보아, 言語의 生命을 꺾는 일이 되고 말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가령 「炙」를 「굽어서」와 같이 써 놓고 「구워서」로 發音한다면, 「曲」을 「굽어서」로 써 놓고 이것도 「구워서」로 發音할 것인가。 이은 音理上 대단한 모순이다。 또 「悲」를 「쓿다」의 根에서 온 것이라 하여 「쓿브」로, 「痛」을 「앓다」의 語根에서 온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