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염사/소설헌 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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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雪軒 (소설헌) 許氏 (허씨)

허난설헌(許蘭雪軒)을 조금 뒤하여 소설헌(小雪軒)이란 허씨의 여류 문장이 있었으니 그는 이조 선조 때에 역관 허순(譯官 許蒓)이 명나라에 갔다가 금능의 여자(金陵 女子)를 얻어서 낳은 여자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재색이 절등하고 시문이 능하였는데 난설헌 문집(蘭雪軒 文集)을 읽고 특히 흠모하여 호를 소설헌(小雪軒)이라 하는 동시 이름도 또한 난설헌의 이름 경번(景樊)을 본떠서 경란(景蘭)이라 하고 난설헌 시를 차운하여 많은 시를 지었으니 그 시도 또한 걸작이 많다. 그러나 너무 호번하기로 여기에는 다만 두 편을 소개하기로 한다.

塞下曲

天晴絶塞鴈橫斜, 萬馬如飛凍石翻, 個個騎兒荊楚健, 捷嘗指日報中原.

변방에 하늘 맑고 기러기 날 제
여러 말 빨리 가니 언둘도 번쩍
말탄 병정 저마다 건장들 하니
날짜를 정해 놓고 승첩하겠네

效崔國輔體

倚欄獨賞春, 花香入羅幕, 如何池上雨, 却化簷鈴落.

난간에 홀로 서 봄 구경 하니
꽃향기 흩어져 막으로 온다
어찧다 못 위에 내리는 비는
침아에 떨어져 방울이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