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이른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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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설은 새소리가 새여 들어와
참한 은시계로 자근자근 얻어맞은 듯.
마음이 이일 저일 보살필 일로 갈러져,
수은방울처럼 동글 동글 나동그라져,
춥기는 하고 진정 일어나기 싫어라.

*

쥐나 한 마리 훔켜 잡을 듯이
미닫이를 살포-시 열고 보노니
사루마다 바람 으론 오호 ! 치워라.

마른 새삼넝쿨 새이 새이로
빠알간 산새새끼가 물레ㅅ북 드나들 듯.

*

새새끼 와도 언어수작을 능히 할가 싶어라.
날카롭고도 보드라운 마음씨가 파다거리여.
새새끼와 내가 하는 에스페란토는 휘파람이라.
새새끼야, 한종일 날어가지 말고 울어나 다오,
오늘 아침에는 나이 어린 코끼리처럼 외로워라.

*

산봉오리-저쪽으로 돌린 푸로우피일-
패랑이꽃 빛으로 볼그레 하다,
씩 씩 뽑아 올라간, 밋밋하게
깎어 세운 대리석 기둥인 듯,
간ㅅ뎅이 같은 해가 이글거리는
아침 하늘을 일심으로 떠받치고 섰다.
봄ㅅ바람이 허리띠처럼 휘이 감돌아서서
사알랑 사알랑 날러 오노니,
새새끼도 포르르 포르르 불려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