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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심야과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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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림자……그믐밤의 적막(寂寞)을 헤치며
화차는 황하(黃河)의 철교(鐵橋) 위를 달린다
산(山) 하나 없는 양안(兩岸)의 묘망(渺茫)한 평야(平野)는
태고(太古)의 신비(神祕)를 감춘듯 등(燈)불만 깜박이고
황하(黃河)는 장사(長蛇)와 같이 꿈틀거리며
중원(中源)의 복판을 뚫고 묵묵(默默)히 흐른다.

찬란(燦爛)하던 동방(東方)의 문명(文明)은
이 강(江)의 물줄기를 따라 일어났고
사억(四億)이나 되는 중화(中華)의 족속(族屬)은
이 연안(沿岸)에서 역사(歷史)의 첫페지를 꾸몄거니.

이제 천년(千年) 만년(萬年) 굽이져 흐르는
물줄기는 싯누렇게 지쳐 늘어지고
이 물을 마시고 자라난 백성(百姓)들은
아직도 고달픈 옛꿈에 잠이 깊은데
난데 없는 우렁찬 철마(鐵馬)의 울음소리!
무심(無心)한 나그네를 싣고 화차(火車)는 황하(黃河)를 건는다.

19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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