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서울/내 나라 오 사랑하는 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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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씩씩한 사나이 朴晋東의 靈 앞에

내 나라 오 사랑하는 내 나라야
강도만이 복 받는
이처럼 아름다운 세월 속에서
파출소를 지날 때마다
선뜩한 가슴
나는 오며 가며 그냥 지냈다.

너는 보았느냐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랴는 이들이
아 살기 띄운 얼골에
장총을 들고 선 것을 ......

그들은 장총을 들었다.
그리고
그 총 속엔 탄환이 들었다.

파출소 앞에는
스물네 시간
그저 쉬지 않고
파출소만 지키는
군정청의 경찰관!

어디다 쏘느냐.
오 어디다 쏘느냐!
이것만이 애타는 우리의 가슴일 때
총소리는 대답하였다.
- 여기는 삼청동이다.
죄없는 학병의 가슴 속이다.

그리하야 죽어가는 학병들도 대답하였다.
 - 우리 학병 우리 동무 만세!
조선인민공화국 만세!

내 나라 오 사랑하는 내 나라야,
강도만이 복 받는
이처럼 화려한 세월 속에서
아 우리는 어찌하랴
우리는 어찌하랴
우리의 원수를 우리의 형제와 우리의 동무 속에 찾어야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