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시선/땅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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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땅거미 아렴풋한 흐름 위를
고요히 실리우다 훤뜻 스러지는 것
잊은 봄 보랏빛의 낡은 내음이요
임의 사라진 천리 밖의 산울림
오랜 세월 시닷긴 으스름한 파스텔

애닯은 듯한
좀 서러운 듯한
오! 모두 다 못 돌아오는
먼 ─ 지난날의 놓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