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시선/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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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 날!

아슬한 하늘에 뜬 연같이

바람에 깜박이는 연실같이

내 어린날! 아슴풀하다


하늘은 파-랗고 끝없고

편편한 연실은 조매롭고

오! 흰 연 그 새에 높이

아실아실 떠놀다 내 어린 날!


바람일어 끊어지던 날

엄마 아빠 부르다 울다

희끗희끗한 실낫이 서러워

아침 저녁 나무 밑에 울다


오! 내 어린 날 하얀 옷 입고

외로이 자랐다 하얀 넋 담고

조마조마 길가에 붉은 발자국

자욱마다 눈물이 고이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