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시집/불지암 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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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랑시집
그밤 가득한 山정기는 기척업시소슨 하얀달빛에 모다쓸리우고
한낮을 향미로우라 울리든 시내ㅅ물소리 마저 멀고그윽하야
衆香의 맑은돌에 맺은 금이슬 구을러흐트듯
아담한 꿈하나 여승의 호졋한품을 애끈히 사라젓느니
千年옛날 쫓기여간 新羅의아들이냐 그빛은 청초한 수미山나리꽃
정녕 지름길 섯드른 힌옷입은 고흔少年이
흡사 그바다에서 이바다로 고요히 떠러지는 별ㅅ살가치
옆山모롱이에 언듯 나타나 앞골시내로 삽분 사라지심
승은 아까워 못견듸는양 희미해지는 꿈만 뒤조찻스나
끝업는지라 돌여 밝는날의 남모를 귀한보람을 품엇슬뿐
톳기라 사슴만 뛰여보여도 반듯이 긔려지는사나이 지낫섯느니
고흔輦의 거동이 잇슴즉한 맑고트인날 해는기우는제
승의보람은 이루웟느냐 가엽서라 미목청수한 젊은선비
앞시내ㅅ물 모히는 새파란 쏘에 몸을 던지시니라
(佛地菴은 內金剛幽寂한곳에 허무러져가는 古刹 두젊은승이 그의 스님을 뫼시고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