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파리/개벽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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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밧겟 일로 수십 일이나 철창 속에 지내다가 나와서 몸도 피곤하지마는 제일 누구의 집에 처저 갈 겨를이 업다. 하는 수 업스니 이번에는 급한 대로 생각나는 대로 몃마디 적어서 편집부에 대한 말 막음이나 하랸다.

자아 불령(不逞)파리의 이 입으로 무슨 험담이 나오는가.

사람이란 거짓말 잘하는 즘승이다!.

그럼으로 늘-속히기도 잘 하거니와 또 속기도 잘한다. 인간계에서 권세 잇는 놈, 영악한 놈이라거던 가장 거짓말 잘하는 놈이라고 생각하여 두면 그리 과한 틀림은 업다. 거짓말 안하고는 돈도 못 모이고 세력도 안 잡히니까……

놈들은 서로 맛나기만 하면 속히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헤어져서는 제각기 서로 속은 줄은 모르고 제각기 속엿다고 깃거한다.

놈들이 말하는 소위 교제가(交際家) 그 놈은 인간 중에도 제일 거짓말 잘 하는 놈이다. 아무러해도 관계치 안타. 그저 닥치는 대로 속여라. 그러면 실혀도 그 놈은 교제가가 된다. 재산가가 된다.

아모리 생각하여도 배ㅅ속을 알 수 업는 놈들이다.

놈들은 자칭 만물 중에 최령(最靈)하다고 배를 투긴다. 그러치만 그 말을 밋다 가는 낭패 본다.

만물 중에 가장 우물(愚物)은 그 놈들이다.

놈들은 가장 영리한 체하고 다 가티 잘 살기 위하야 사회라는 것을 맨들어 노핫다. 그러나 손수 맨들어 노흔 그 사회란 것이 어떠케 잘못 맨들어저서 자기네의 생명을 박해하것만은 놈들은 그것을 한번 더 고처 맨들 줄을 모른다.

놈들은 영리한 체하고 공연한 법칙을 만히 맨들엇다. 그것이 오랜 세월을 지내는 동안에 어느 틈에 습관, 인습이 되어서 지금은 그것에 돌이어 자기 몸이 속박되어 마음대로 헤어나지를 못하고 울고 잇다.

만물 중에 가장 우물은 사람이란 놈들이다. 놈들이 최령하다는 것은 역시 거짓말 잘 하는 점에 밧게 보이지 안는다.

어대까지던지 거짓말로만 뻐더 나가려는 게 아마 놈들의 본성인가 보다.

남을 속이고 죄를 짓고 또 그 죄를 덥흐러고 죄를 거듭 짓고 불행히 옥중에 들어가면 거기서 다른 여러 죄人과 맛나서 탈나지 안케 잘 속힐 일을 연구한다.

참말이다. 감옥은 죄수를 징벌하는 곳이 아니라 실상 악도(惡徒)의 연구소이다. 도적질 배우는 대학이다!!

누구나 죽을 때는 그 말이 선하다고! 놈들은 걸풋하면 이런 말을 하지마는 그것도 거짓말이다. 힘대로 맘대로 악한 짓을 하고 나서 그 악해이 폭로될가 겁(怯)해서 자살하는 자, 그런 어대까지던지 거짓말, 속힘으로만 뻐더나가려는 자가 하나나 둘 뿐이냐?

거짓말로 모은 재산을, 또 자기의 죄적을 감추기에 쓰는 것이 재산가의 의례읫 짓이다.

그런가 하면 빈한한 자도 그러치... 집에서는 아궁이에 불을 못 때고 배를 줄이며서도 길에 나서면 중산모에 윤(潤) 흐르는 두루막 입고 기또구두를 빠작이지, 교제니 무어니 하고 때때로 인력거를 타시지...

그러니까 넘우도 야속하다고 안해가 박아지를 긁을 대로 긁겟다. 그런가 하고 보면 박아지 긁던 그도 어대 나돌이를 가려면 자기 빈한한 줄을 친척이 다 알 것마는 동리집 비단 옷을 어더 입고 가느니... 더구나 맛지도 안는 반지를 억지로 빌어다가 헌겁을 감어 끼고 나서는 것은 무슨 심정인지 모를 일이다.

이런 이악이를 하면 놈들은 남의 일가티 웃겟다.

시침이를 떼고 웃고 잇는 그 놈의 점쟌흔 꼴은 어떠냐.

중산모에 안경을 쓰고 코밋 수염에 위엄을 떨며서 이름이 교육가엿다. 아모리 도판(塗板)밋 교단 우에서 수신, 제가를 외여 들려도 때때로 노상에서 술 취한 얼굴로 학생의 경례를 밧는 자기 자신의 행동이 변하기 전에는 아모 효과가 업슬 줄을 알아야 한다. 족음이나 약은 사람 가트면 자기에게 수신 강의를 밧는 생도네가 자기의 치신을 어떠케 비평하는가를 더려는 알 것이다.

이런 일이 잇다.

경성 어느 여학교 2년급에 단이는 열살 먹은 소녀인데 여름 방학 때 유행병이 심하니 과물(果物)을 먹지 말라는 교사의 주의를 들을 뿐 외라. 학교에서 인쇄해 준 주의서까지 손에 들고 기탄 업시 풋과실을 먹는 고로 그 삼촌이 말리니까 서슴지 안코 하는 소리가

무얼 부러 과일 먹으면 병 알는다고 그러지. 요전번에도 선생님들은 사무실에서 참외에 능금에 한목판을 사다 잡숫던데...

어떤가. 입꼿만의 강의, 교훈이 얼마나한 효과가 잇는가. 그래도 수염을 만즈며 호왈(呼曰) 교육가이지.

놈들의 속힘 생활이란 한도가 업지.

자선가라는 그 중에도 흉한 놈이 또 잇겟다. 그런 놈은 얼굴 뻔하고 신수 멀정한 도적이겟다. 자선합네-하고 백원 쯤 내고 그 실은 그 백원 자선으로 그보다 몃 십 몃 백배의 명예를 욕심하는 놈, 고아를 구제합네 하고 그 실은 고아를 모아 직공으로 사용하면 그 수입이 막대하리라는 수반(數盤)질로 고아구제를 떠드는 놈, 어떠케 욱이면 그것이 구제가 안인 것은 아니지마는 그 심정이 도적 아니고 무어냐. 사람이란 이러케 최령한 동물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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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도 오히려 회개하는 맘 업시 거짓으로 뻐드려고 꼿꼿내 속히려고 흉계를 생각하는 중이 아니냐. 아즉까지 발각되지 아는 것만 다행히 알고 잇지 안느냐. 그래도 여전히 수백의 신자에게 설교를 하지 안느냐.

결국 사람은 거짓말 잘 하는 동물이다.

속히기 잘 하고 속기 잘 하는 것이 사람이란 것이다.

세상 만물 중에 가장 우물(愚物)인 것이 사람이란 것이다.

만일 거짓말로만 행세할 세상이면 속히는 것만이 정의라는 세상 가트면 따는 사람이란 짐승이 최령할 것이다.

아모러 해도 상관업다. 무엇이던지 걱구로 된 세상이 잇다거던 거긔는 사람이란 짐숭이 사는 곳으로 알아두면 틀림업다.

부지런이 일하는 놈은 빈한해 지고 박해를 당하고 편히 노는 놈은 점점 금고가 커지는 게 사람의 세상일다.

놈들이 사회, 사회 하지만 원래(元來) 사회를 맨든 그 원료의 반분인 여자를 그저 부리고 그저 가두고 그저 박대하는 게 사람이란 놈들의 세상일다.

아모러나 덥허 노코 거짓말 잘하는 놈은 성공하고 참말만 하고 거짓말 할 줄 모르는 바보라고 자꾸 밀려서 살 수 업시 되는 게 사람의 세상일다.

아모리나 거짓말 만히 해서 돈 모은 놈들이 제 맘대로 휘젓고 함부로 사람을 부려 먹고 저의끼리만 태평가를 부르는게 놈들의 세상일다.

착한 사람들이 부즈런히 노동해서 모은 돈을 거짓말로 속여서 빼앗은 것이 재산이다.

유산자가 무산자의 힘을 빌고 그 상당한 보수를 주게 되기까지 그 말이 올을흔 말이다.

그러치만 그을흔 말을 하는 놈은 곳 잡아다가 둔다. 이게 사람의 세상이다.

저긔 그 광산이 잇다. 광부들이 새벽부터 밤까지 산굴 속으로 불을 켜들고 들어가서 또 우으로 향한 굴로 사다리를 밟으며 올라간다. 불만 꺼지면 지옥보다도 암흑하다. 압흘 더 듣다가 몃 百 길 되는 굴 미테 떨어진다. 영영-시체도 찻지 못한다. 그러함으로 그 안해는 남편이 돌아오지 아니 하면 죽은 줄 안다. 곳 개가한다. 이런 일이 드무지 아니하다. 얼마나 참혹한 일이냐. 광부는 늘 자기 목숨이 업는 것으로 세음(細音)치고 일한다. 그러나 그러케 생명을 일흔 심치고 버는 돈이 어대로 가느냐. 바르는 놈은 마를 뿐이고 첩 끼고 누웟는 놈이 배가 불러 간다.

군대가 전장에를 나간다. 총창에 찔려서 자꾸 죽고 그래도 피를 흘리며 고투하야 승전하엿다. 그 곳을 점령하엿다. 본국 영토가 되엇다. 그러나 새로 어든 그 땅에 사회를 세우고 땅을 사서 잣바젓던 부자는 편안히 재산만 늘고 그 전쟁에 자식 일흔 노부, 남편 일흔 과부, 또 다행히 죽지는 안코 돌아온 자는 폐병으로 남어 길거리에서 구걸하되 그의 피흘린 공으로 거부가 된 놈은 알은 체도 안는다. 돌이어 박해한다.

이래도 감안이들 잇는 게 사람이다. 만물 중에 우물은 사람일다. 사람은 최우(最愚)의 동물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