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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단의 비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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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무서운 모험

머나먼 길, 국경을 넘어서 남의 나라 땅에까지 쫓아와서 어두운 밤! 무섭게 캄캄한 밤에 마귀 떼의 집도 이제는 찾았고 또 그 집 속에 지금 여러 연놈이 모여드는 것까지 알아내었으나, 그러면서도 손끝 하나 대여보지 못하고 있는 생각을 하면 두 사람의 마음은 안타깝기 한량이 없었습니다.

생각대로 하면 지금 당장에 담이라도 뛰어넘어 이놈의 집 속에 들어만 가면 그 속에 불쌍한 순자가 갇혀 있든지 묶이어 있든지 찾아낼 수가 있을 것이요, 또 그놈들의 비밀을 알아내고 어머니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아 그러나 이 집, 이 담 너머에는 그놈의 떼가 몇 십 명이 있는지 몇 백 명이 있는지 아는 도리가 없으니, 약하디 약한 두 몸이 섣불리 들어갈 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어떡할까요?”

“글쎄요.”

“이 집 속에 순자가 갇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놈들이 모여서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지요.”

“글쎄요, 우리가 이러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는데…….”

그들의 가슴은 타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떻게 할까? 상호의 두 눈에는 순자의 우는 얼굴과 사진에서 본 어머니 아버지의 얼굴이 번갈아가며 나타나 보였습니다.

그러다가는 불쌍한 순자가 그 곡마단 단장의 그 지긋지긋한 채찍에 두들겨 맞아서 온몸에서 피가 줄줄 흐르는 참혹한 정상이 눈에 자꾸 어른거렸습니다. 그의 가슴은 떨리고, 그의 손은 저절로 주먹 쥐어졌습니다.

‘죽더라도 뛰어 들어가 보자.’

고 엉뚱한 일을 뒷일 헤아릴 새도 없이 결심하였습니다.

“내가 들어가 볼 터이니 당신은 여기서 기다려 보아 주시오.”

하고, 상호는 기호에게 떨리는 소리로 말하였습니다.

“들어가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어쩌자고 그 속에를 들어간단 말씀이오?”

기호는 걱정하면서 상호의 손을 쥐고 굳이 말리었습니다.

“그 속에까지 들어갈 것이 아니라 문을 열거든 그 문지기 놈을 끌어내서 두들기고 물어 봅시다. 그것이 낫지 않아요?”

기호가 생각한 이 꾀는 잘 생각한 꾀였습니다. 그러나 문을 열기만 하면 그놈이 혼자 지키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이요, 또 만일 혼자 지키고 있다 하더라도, 그냥 잠자코 끌려 나올 리가 없는 것이니까 소리를 지르던지 또 무슨 군호로 저희 떼에게 통지를 하여 여러 놈이 나올 것이 분명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한 일인지 불행한 일인지 지금의 두 사람은 그런 것을 염염히 생각할 만큼 마음이 조용하지를 못하였습니다.

기호는 담 밑에 숨어서 망을 보고 있기로 하고 상호 혼자 그 마귀 같은 집 대문 앞에 올라섰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몹시도 울렁거리는 것을 참으면서 대담스럽게 ‘똑똑똑똑’ 일곱 번을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안으로부터 문을 열려고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었습니다. 상호의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쳤습니다.

《어린이》 5권 3호 (1927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