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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산문집/을해 시단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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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우려 하는 努力(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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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츰 詩苑社(시원사)에서 編纂發行(편찬발행)하려는 乙亥名詩選(을해명시선)의 編輯委員(편집위원)의 한사람이되게되여 恒時(항시)보다 精密(정밀)하게 今年(금년) 一年間(일년간)의 詩作(시작)을 總合的(총합적)으로 읽게 되고 그끝에 이런總評(총평)이라는것을 쓰게까지 되였으나 筆者(필자) 본시 疎懶(소뢰)하야 太陽曆(태양력)의 一週期(일주기)를 그리 重視(중시)하지않으므로 年度內(연도내)의 偶發的(우발적)인 詩篇(시편)들을 가지고 억지로 할말을찾어보려는것보다 近年(근년)우리말詩(시)의 現勢(현세)에對(대)하야 느끼든것을 약간 여러분앞에 펴보려한다.

最近(최근)에 東京(동경)가있는 우리 文學人(문학인)들의 손으로 發行(발행)된 熱(열)과 誠(성)의 同人誌(동인지) 『創作(창작)』의 첫페지에 첫재로 『새로움의探求(탐구)』라는 標語(표어)가있다. 새로움의 意識的探求(의식적탐구). 이것은 世界文壇(세계문단)의 思潮(사조)와 關聯(관련)된바이지마는 이近年(근년)에 우리사이에서도 新奇(신기)로운 또는 衒奇的(현기적)인 文學現像(문학현상)으로 나타나고있다. 金起林氏(김기림씨)는 이風潮(풍조)의 先驅者(선구자)요 또 가장熱烈(열렬)한 實踐者代辯者(실천자대변자)이다. 우리는 모든 낡은것과 完全(완전)히 訣別(결별)하자.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 우리는 날마다 새사람으로 나타나자. 이얼마나 苛酷峻嚴(가혹준엄)한 要求(요구)이며 實(실)로 魅惑的(매혹적)인 主張(주장)이냐. 우리는 실상 이것을 人類(인류)의 最高理想(최고이상)의 하나로 삼는데도 別般異議(별반이의)가없다. 그러나 이것이 文學上(문학상)에 있어 實踐(실천)될때에 거기 抗辯(항변)하지 아니할수없는 傾向(경향)으로서 나타나고있다.

사람의 生理(생리)는 精神的(정신적)으로나 肉體的(육체적)으로나 본시 알아볼수없을만큼 每日成長(매일성장)하고 每日變化(매일변화)하는것이다. 그런데 이러한主張(주장)의 結果(결과)는 눈에뜨이는 變化(변화)를 義務(의무)로 自負(자부)한다. 그들은 嶄新(참신)한 衣裳(의상)을 每日(매일) 考案(고안)해 입으려하고 新奇(신기)한 扮裝(분장)에 애를태운다. 이衣裳(의상)과 扮裝(분장)까지도 그대로容認(용인)하자. 그러나 그들이 基礎的手腕(기초적수완)을 完全(완전)히 마스터한 衣裳師(의상사)로서 心血(심혈)을 傾注(경주)해서 流行(유행)의 先驅(선구)를 이룰 衣裳(의상)을 새로 考案(고안)한것이냐. 또는 그가 新考案(신고안)이라는 義務(의무)에 몰려서 드디여는 등어리를 露出(노출)하고 팔대기를 엉둥이에 떼다붙힌類(류)의 考案(고안)을 한것이냐. 이傾向(경향)의 決定的危機(결정적위기)는 여기있다. 아모런 名考案家(명고안가)라도 可能以上(가능이상)의 速度(속도)에 몰려서는 이怪奇(괴기)에 다다르고 말뿐이다.

金起林氏(김기림씨)가 그의 諸詩論(제시론)에서 生理(생리)에서 出發(출발)한 詩(시)를 攻擊(공격)하고 智性(지성)의 考案(고안)을 말할때에 이危險(위험)은 內藏(내장)되여있었고 그가 『午前(오전)의詩論(시론)』의 첫出發(출발)에서

『實(실)로 벌서 말해질수있는 모든 思想(사상)과 論議(논의)와 意見(의견)이 거진 先人(선인)들에 의하야 말해졌다……

우리에 남어있는 可能(가능)한 最大(최대)의 일은 先人(선인)의 말한 內容(내용)을 다만 다른方法(방법)으로 說論(설론)하는것이다』고 말할때에 이 危險(위험)은 이미 絶頂(절정)에達(달)한다.

우리는 이러한 出發點(출발점)을 가져서는 안된다. 先人(선인)과 같은 詩(시)를 쓸 憂慮(우려)가있으니 우리는 새로운考案(고안)을 해야한다는데서 出發(출발)하면 거기는 衣裳師(의상사)에로의 길이있을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出發點(출발점)을 가져야한다. 『우리는 全生理(전생리)에 있어 이미 先人(선인)과 같지않기에 새로히 詩(시)를쓰고 따로이 할말이 있기에 새로운 詩(시)를 쓴다 『(全生理(전생리)라는말은 肉體(육체), 智性(지성), 感情(감정), 感覺(감각)其他(기타)의 總合(총합)을 意味(의미)한다.)

이 두가지 길의 岐路(기로)가 여기있다. 『詩的技法(시적기법)의 變化(변화)는 每季節(매계절)을딸아 女子(여자)의 衣樣(의양)이 變(변)하는 것과같은 性質(성질)의것이다. 勿論(물론) 衣樣(의양)의 變化(변화)는 若干(약간) 實用(실용)에 依存(의존)하는바 있지마는 新案(신안)의 大部分(대부분)은 新奇(신기)를 사랑함에서 나온다. 新奇(신기)와 變化(변화)를 사랑함은 心理的(심리적)으로 宇宙(우주)의 中心(중심)용수철이다.』 (맥니―스)

엘리오트는 알고있다⎯─心理的(심리적)으로 必然性(필연성)을 가진것밖에는 예술에 있어서 아모 實驗(실험)도 價値(가치)가 없는것이다. 어떠한 偉大(위대)한 文學上改革者(문학상개혁자)도 意識的(의식적)으로 新奇(신기)를 追求(추구)한것이아니라 그들의 改革(개혁)은 도로혀 쉑스피어와같이 한거름한거름 內部(내부)의 必然(필연)에게 몰려나가는것이오 形態(형태)의 新奇(신기)도 意識的(의식적)으로 求(구)한것이아니라 그의 素材(소재)로말미암아 强制(강제)되었다는 것을』 (매티―슨)

前者(전자)의 出發點(출발점)에서 우리는 새로운체하는 藝術(예술)에 이를 것이오 後者(후자)의 길에서 生理的必然(생리적필연)의 眞實(진실)로 새로운 藝術(예술)에 到達(도달)할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生理的必然以外(생리적필연이외)에 한줄의詩(시)를 더쓸 必要(필요)도 認定(인정)하지않는다.

나는 萬象(만상)은 變(변)한다는 眞理(진리)와같이 變(변)함없는 眞理(진리)로 믿고있는 콜러릿지의 一節(일절)을 引用(인용)하므로 이一回(일회)를 맺는다.

『眞實(진실)한 天才(천재)의 作品(작품)은 그適切(적절)한 形式(형식)을 缺(결)하는 일이없다. 實(실)로 그러한 危險(위험)조차도없다. 當然(당연)히 그래야 할것이지마는 天才(천재)는 法則(법칙)이없을래야 없을수없다.─⎯天才(천재)를 形成(형성)하는것은 自身(자신)의 機構(기구)의 法則(법칙)아래서 創造的(창조적)으로 活動(활동)하는 힘 그것인 까닭으로』

(1935.12.24.)

辯說 以上(변설이상)의 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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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和氏(임화씨)의 論文(논문) 『曇天下(담천하)의 詩壇一年(시단일년)』(新東亞送年號(신동아송년호))은 細密(세밀)한 討議(토의)의 對象(대상)이 되기에는 너무 數(수)많은 事實認識(사실인식)의 錯誤(착오)와 論理(논리)의混亂(혼란)이있다. 그러나 그論文(논문)의本質(본질)은 亦是(역시) 表題重視(표제중시)의思想(사상)에있고 詩的技法(시적기법)을 理解(이해)함에 있어서는 詩(시)를 若干(약간)의 說明的辯說(설명적변설)로 보는데 지나지 않는다.

그는 『詩人(시인)은 時代現實(시대현실)의 本質(본질)이나 그刻刻(각각)의 細細(세세)한轉移(전이)의 가장 敏捷(민첩)하고 正確(정확)한 認知者(인지자)이어야하고 그것을 詩的言語(시적언어)로 反映表現(반영표현)해야한다』고 하였다.

時代的現實(시대적현실)을 正確(정확)히 認識(인식)해야 한다고 해서 某氏著(모씨저) 『世界情勢論(세계정세론)』이나 某氏(모씨)의 論文(논문) 『朝鮮勞働階級(조선노동계급)의現勢(현세)』를 雄辯會用(웅변회용)으로 서투르게 改作(개작)한것같은 詩(시)를 쓰지않게된것은 그들에게있어 한가지 藝術的進步(예술적진보)이다. 今夏以後(금하이후)에 發表(발표)된 林和氏(임화씨)의 諸詩作(제시작)을 볼지라도 漠然(막연)한 現實(현실)을 論議(논의)하는것보다는 그時代現實(시대현실)을 體驗(체험)하는 한個人(개인)이(個人(개인)은 勿論(물론) 正當(정당)하게 階級(계급)이나 民族(민족)의代表(대표)일수있는것이다) 自己(자기)의 피를가지고 느낀것 가슴가운대 뭉쳐있는 하나의엉터리를 表現(표현)할랴고애쓴 것을 볼수있다.

그의 여러詩篇(시편)에서 그數多(수다)한 辯說(변설)가운대 우리는 그의 가슴속의 情熱(정열)과 感懷(감회)의 엉터리를 漠然(막연)히 살필수가있고 또그에 同情(동정)할수있다. 그러나 그가 그가슴속에 把持(파지)하고있는 엉터리를 그의 말하는바 『詩的言語(시적언어)로 反映表現(반영표현)』하는데 얼마나 成功(성공)하였는가. 우리는 凝縮(응축)을 理解(이해)치못하는 이散漫(산만)한 表現(표현)가운대서 그詩(시)의 모티ᅄᅳ를 察知(찰지)할수있을뿐이요 이것이 그背景(배경)에서 솟아올라 體驗(체험) 그自體(자체)로서 浮彫(부조)와같이 솟아오르는 힘을 가추지는 못하였다.

病席(병석)에 整齊(정제)치못한 姿勢(자세)로 드러누은 著者(저자)가 冗長(용장)한 言語(언어)로 그感想(감상)을 이야기하는것을 듣는것보다는 한가지 情熱(정열)에 浸透(침투)되여 그것이 絶頂(절정)에 다다랐을때의 著者自身(저자자신)이 어떠한 魔術(마술)로 갑자기 化石(화석)이되고 그情熱(정열)이 血管(혈관)속으로 돌아다니는것이 透明(투명)하게 디려다보인다면 이것이야말로 最高(최고)의藝術(예술)의 이름에 適合(적합)하는것일것이다. 凡常(범상)한 同輩(동배)가 가지지못하는 熱情(열정)이나 感懷(감회)를 가지는것부터가 한가지 取(취)할點(점)이요 그것을 남에게 알아들을만한 言語(언어)로 說明(설명)하는것도 한가지 技術(기술)이 아닐것이아니나 이것은 凡常(범상)한 散文(산문)으로도 能(능)히할수있는일이다.

詩(시)는 아름다운辯說(변설) 適切(적절)한辯說(변설) 理路整然(이로정연)한辯說(변설), 이러한 若干(약간)의 辯說(변설)에 그칠것이아니다. 特異(특이)한體驗(체험)이 絶頂(절정)에達(달)한瞬間(순간)의詩人(시인)을 꽃이나 或(혹)은 돌맹이로 定着(정착)시키는것같은 言語最高(언어최고)의 機能(기능)을 發揮(발휘)시키는길이다.

現實(현실)의 本質(본질)이나 刻刻(각각)의 轉移(전이)를 敏速正確(민속정확)히 認知(인지)하는것은 人間一般(인간일반)에게 要求(요구)되는 理想(이상)이오 詩人(시인)은 이것을 認知(인지)할뿐아니라 령혼의 가장깊은속에서 그것을 體驗(체험)하는사람이여야한다. 그러나 이것까지도 思考者一般(사고자일반)에게 要求(요구)될수있는것이요 그우에 한거름 더나아가 最後(최후)로 詩人(시인)을 決定(결정)하는것은 이러한 모든깊이를 가진 自身(자신)을 한송이꽃으로 한마리새로 또는 한개의毒茸(독용)으로 變容(변용)시킬수있는 能力(능력)에있다.

性急(성급)한現實(현실)의채찍이 그들로 하여금 이렇게 忍耐(인내)있는 藝術(예술)의創作(창작)에 從(종)하기가 어렵게 하는것도 있겠으나 그藝術(예술)의 最高(최고)의 到達點(도달점)에對(대)한理解(이해)없이 그藝術(예술)에 從事(종사)하는것은 相當(상당)한才能(재능)과 努力(노력)을헡되이 消費(소비)하게할뿐인것이다.

(나는 辯說(변설)에 對(대)한 對蹠的手法(대척적수법)을 例示(예시)하기위하야 鄭芝溶氏(정지용씨)의詩(시) 『유리창』을 次回(차회)에 解說(해설)하려한다)

林和氏(임화씨)의 論文中(논문중) 또하나 注意(주의)를 喚起(환기)하고 싶은것은 技巧主義者(기교주의자)로 金起林氏(김기림씨)를 攻擊(공격)한가운대 있는 不慬愼(불근신)한 章句(장구)다.

『進步的(진보적) 詩歌(시가)에對(대)한 不自由(부자유)한 客觀的雰圍氣(객관적분위기)의 擴大(확대)는 그들의 活動(활동)에있어서는 自由(자유)의 天地(천지)의 展開(전개)이였다』……… 『그들은 進步的文學(진보적문학)의 不幸(불행)우에 自己(자기)의 幸福(행복)을 심어온것이다』……『우리 詩壇(시단)의 거의橫暴(횡포)에 가까운 支配者(지배자)이었든 푸로레타리아 詩(시)의 痛烈(통렬)한 不自由(부자유)가운대서 詩(시)는 言語(언어)의技巧(기교)라는 態度(태도)를 朝鮮的(조선적)인 方法(방법)으로 번역해가지고 나오는 狡滑(교활)한潮流(조류)가 漸進的(점진적)으로나마 繁榮(번영)한것은 無理(무리)가아니다』

그들이 果然(과연) 林和氏(임화씨)의 말하는바 今日(금일)의 時代的長霖(시대적장림)과 曇天(담천)을 『自由(자유)의天地(천지)』로 알고 『自己(자기)의 幸福』으로알고 사는줄아는가.

藝術上(예술상) 主張(주장)에있어 아모리 尖銳(첨예)하게 對立(대립)할때에도 우리가 이狹小(협소)한 朝鮮文壇(조선문단)에서의, 文壇(문단)헤게모니를 唯一(유일)한 目標(목표)로삼는 卑劣(비열)한 徒輩(도배)가아닌以上(이상) 이러히 無用(무용)한 敵愾心(적개심)의發露(발로)는 當然(당연)히 淸算(청산)하여야 할것이다.

이하 두 문단이 전집에 누락돼 있어 보충함

내가 理解(이해)하는 金起林氏(김기림씨)는 時代的(시대적)氣象(기상)의 가장 銳敏(예민)한 感受者(감수자)의 하나요 남의 不幸(불행)우에 自己(자기)의幸福(행복)을심는類(유)의人(인)에서는 가장 먼個性(개성)이다.

一步(일보)를讓(양)하야 藝術上(예술상)의 技巧主義者(기교주의자)가 曇天下(담천하)에 特別(특별)한 建造物(건조물)을設計(설계)하고 人工的(인공적)으로 太陽燈(태양등)을架設(가설)한다하자 이것으로 그들이 曇天(담천)의住民(주민)이 아니될理由(이유)는 조금도없는것이며 또 그들이 이 人工的架設(인공적가설)을 維持(유지)하는데는 우리의 想像以上(상상이상)의 否定的力量(부정적역량)을 必要(필요)로 하는것을 理解(이해)해야한다 우리는 언제나 曇天下(담천하)의 同僚(동료)에 對(대)한 禮儀(예의)를 喪失(상실)하는데 지나치는 程度(정도)에까지 이르지 안토록할것이다.

(1935.12.25.)

태어나는 靈魂(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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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期人(동기인)의 創作(창작)을 過重評價(과중평가)하는것은 自他(자타)에 利(이)로움이 없다하나 그러나 또 그것에對(대)해서 거기 相當(상당)한 許與(허여)를 아끼는것도 吝嗇(인색)한일이다. 鄭芝溶詩集(정지용시집)이 우리詩(시)에 한개 새로운 路程標(노정표)인것은 거의 의심할餘地(여지)가 없고 이미 朴八陽(박팔양) 李陽河(이양하) 毛允淑氏等(모윤숙씨등)이 그詩(시)의 여러가지 特質(특질)과 面相(면상)에 對(대)해 批評(비평)한일이있다. 筆者(필자)는 이短文(단문)에서 그의詩評(시평)을 따로시험하랴는것이 아니요 다만 그의詩(시)한篇(편)을 例示解說(예시해설)하므로 好辯的(호변적)인 詩(시)에對(대)한 對蹠的叅考(대척적참고)를 提供(제공)하려는것이다.

琉璃窓(유리창)

유리에 차고 슬픈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보고 지우고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디치고,
물먹은별이, 반짝, 寳石(보석)처럼 백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닥는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흔 肺血管(폐혈관)이 찢어진채로
아아, 늬는 山(산)ㅅ새처럼 날러갔구나.

우리가 이詩(시)를 二三讀(이삼독)하는가운데는 틀림없이 事物(사물)의 本質(본질)에까지徹(철)하는 詩人(시인)의 銳敏(예민)한 觸感(촉감)을 느낄것이오 그 다음으로 一脈(일맥)의 悲哀感(비애감)을 맛볼수있는것이다. 그러고 혹시는 이詩(시)를 論(논)해서 『決(결)코 感情(감정)의程度(정도)에오르지않는 自然(자연)의 斷片(단편)에對(대)한感覺(감각)이라』고 하는사람도 있을것이다.

내가 이詩(시)를 解說(해설)하므로 補充(보충)하려는것이 이러한鑑賞(감상)의未達(미달)이다. 그가 이詩(시)를 쓴것은 그가 悲哀(비애)의絶頂(절정)에서서 그의心情(심정)이 悶狂(민광)하려든때이다. 그는 그의 사랑하는 어린아들을 잃은것이다 그러므로 好辯的(호변적)인 詩人(시인)이면 이런때 當然(당연)히

아―내사랑하는 아들아 너는갔느냐 갔느냐
내일에 피여나는 힘과 젊음을 약속하는 아모 티와 흠없는 조고만 몸아 이것이 믿을수있는 일이냐
네가 비록 여기 차게 누었을지라도
너의 손은 고대 나를 잡을것같다.
너의 어머니의 사랑이오
나의 기쁨인 아가야
네가 참으로 갔느냐
오―나의 찌여지는 가슴!

當然(당연)히 이렇게 시작 하였을것이다. 그러나 詩人(시인)鄭芝溶(정지용)은 아마 죽여도 이렇게 哀號(애호)하고 呼訴(호소)하려하지 아니할것이다. 그는 이러한 生生(생생)한 感情(감정)을 直說的(직설적)으로 露出(노출)하는것보다는 그 悶悶(민민)한 情(정)을 그냥 씹어삼키려했을것이다. 그래서 그는 좁은방 키와나란한 들창에 붙어서서 밖에 어둔밤을 내다보며 입김을 흐리고 지우고 이렇게 작난에 가까운일을하는것이다. 유리에 입김과 어둠과 먼별이 그의 感覺(감각)에 微妙(미묘)한 反應(반응)을이르킨다. 이때에 문득 진실로 문득 彷徨(방황)하든 그의 全感情(전감정)이쏠려와서 유리에 定着(정착)이된다.

유리에 어른거리든 微妙(미묘)한 感覺(감각)은 그의 悲哀(비애)의體現者(체현자)가된다.

우리가 한가지 强烈(강렬)한感情(감정)에 잠길때에는 우리의 呼吸(호흡)과 脈膊(맥박)에 變動(변동)이생기고 靈魂(영혼)의 微分子(미분자)의 波動(파동)은 異形(이형)을 그릴것이다. 鄭芝溶氏(정지용씨)는 이詩(시)에서 呼吸(호흡)을呼吸(호흡)으로 表現(표현)하므로 그의全感情(전감정)을 表現(표현)하려고한것이다. 이얼마나 엉뚱한 辯說(변설)의昻揚(앙양)이냐.

佛敎流(불교류)의 우리 傳說(전설)에 靈魂(영혼)이 그 定着(정착)할곳을 얻지못해서 空中(공중)에 彷徨(방황)하다가 그때마츰 産出(산출)하는 애기가있으면 그肉體(육체)에 가서 태여난다는이야기가있다. 詩人(시인)의悲哀(비애)의感情(감정)은 유리의 形體(형체)에와서 태여난것이다.

詩(시)를 이루는 源泉(원천)인 靈魂(영혼)의顫動(전동)은 그自體(자체)가 決(결)코 말을가지지아니한것이다. 表現(표현)된詩(시)란 반드시 기리를가진時間(시간)에 延長(연장)되는것이다. 感情(감정)은 다만 하나의 온전한 狀態(상태)인것이다. 이 狀態感情(상태감정)은 반드시 어떠한 形體(형체)에 태여나야 그表現(표현)을 達成(달성)하는것이다.

한氣候(기후)와 風土(풍토)의 가장 完全(완전)한 體現者(체현자)인 한폭이 꽃이나 한개 毒茸(독용)을가르쳐 다만 그들이 氣候(기후)에對(대)하야 蝶蝶喃喃(접접남남)히 짓거리지않는까닭으로 氣候(기후)에對(대)한 感應(감응)을 表現(표현)하지아니한다는類(류)의 俗人的解釋(속인적해석)이 얼마나 많은것이랴.

나는 이것이 詩(시)의높은 경게의 한指標(지표)라하는것이요 모든 抒情詩(서정시)가 반드시 그래야한다고 主張(주장)하는것이아니다. 아름다운辯說(변설) 適切(적절)한辯說(변설)을 누가 사랑하지않으랴 그것은 우리人生(인생)의 기쁨의하나다. 詩(시)가 言語(언어)를媒材(매재)로하는以上(이상) 最後(최후)까지 그것은 一種(일종)의 辯說(변설)이라고 볼수도있다. 그러나 그것은 結晶(결정)되고 凝縮(응축)되여서 그가운대의 一語一語(일어일어)가 日常用語(일상용어)와 外觀(외관)의相異(상이)함은없으나 詩的構成(시적구성)과 秩序(질서)가운대서 昇華(승화)된存在(존재)가되여야한다.

(1935.12.27.)

氣象圖(기상도)와詩苑五號(시원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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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象圖(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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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象圖(기상도)』는 우리의 가장 有能(유능)한 詩人(시인)의한사람인 金起林氏(김기림씨)가 全力量(전역량)을 傾注(경주)한作(작)으로 七部四百行(칠부사백행)이넘는長詩(장시)다. 世界文明(세계문명)의 各面(각면)이 解說提供(해설제공)된뒤에 猛烈(맹렬)한颱風(태풍)은 亞細亞(아세아)의 沿岸(연안)을 襲擊(습격)한다. 中國中心(중국중심)의 世界風雲(세계풍운)의 急迫(급박)이 이颱風(태풍)가운대 體現(체현)된다. 颱風(태풍)과 颱風(태풍)의 지나가는자취의描寫(묘사). 『病(병)든風景(풍경)』은 颱風(태풍)이 휩쓸고 지나간뒤의 힘빠지고 頹落(퇴락)된世界(세계), 第六部(제육부)는 虛無(허무)와絶望(절망)과暗黑(암흑)의 올배미의詩(시), 第七部(제칠부) 쇠바퀴의 노래는 待望(대망)하는 새로운 光明(광명)의아츰 『훌륭한새세게』의 노래다.

이詩(시)가운대는 世界(세계)를把握(파악)하랴는 詩人(시인)의熱情(열정)이 數(수)많은奇警(기경)한 批評(비평)과 상쾌한比喩(비유)의 考案(고안)으로 나타난다. 아름다운 詩句(시구)가 여기저기 散在(산재)한다. 하나둘만들어도

바람은 바다까에 「사라센」의 비단幅(폭)처럼 미끄러웁고.[1]
× ×
아메리카에서는
女子(여자)들은 모두 海水浴(해수욕)을갔으므로
빈집에서는 望鄕歌(망향가)를 부르는「니그로」와 생쥐가 둘도없는 동무가 되였읍니다.[2]
헝클어진 거리를 이구석 저구석 혀바닥으로 뒤지며 댕기는 밤바람.

그러나 總體的(총체적)으로 이詩(시)에는 混亂(혼란)과 饒舌(요설)의印象(인상)이있다. 金起林氏自信(김기림씨자신)은 이詩(시)로서 「나는 現代(현대)의交響樂(교향악)을企圖(기도)한다. 現代文明(현대문명)의 모든面(면)과 稜角(능각)은 여기서 發言(발언)의權利(권리)와 機會(기회)를 拒絶(거절)당하는 일이없다」고하였다.

多數(다수)한樂器(악기)가 雜然(잡연)히모여 소리를 내므로 交響樂(교향악)을이룰수는없다. 統一(통일)을 支配(지배)하는 作曲家(작곡가)가 먼저있고 指揮者(지휘자)까지가 必要(필요)하다. 나는 無意味(무의미)한比喩(비유)의 論難(논란)을犯(범)하려함이아니요. 다만 나도 比喩(비유)로서말하려 할뿐이다. 이 詩(시)의印象(인상)은 한개의 모티ᅄᅳ에 完全(완전)히 統一(통일)된 樂曲(악곡)이기보다 ᅋᅵᆯ름의多數(다수)한斷片(단편)을 몬타―쥬한것 같은것이다. 우리가 詩(시)를쓸때 切實(절실)히 느끼는것은 朝鮮(조선)말의 完全終止形(완전종지형)은 가버리고 걷어잡는맛이없어서 둥근맛을내기가 어려운것이다. 더구나 이詩(시)에서와같이 同格性羅列(동격성나열)이 全篇(전편)의大部(대부)를 占領(점령)한때는 詩(시)의各部(각부)는 제대로 뿔뿔히 다라나버리고 동실하게 받혀들리지가 않는다. 다시比喩(비유)하면 한개의 急速度(급속도)로廻轉(회전)하는 軸(축)의周圍(주위)에 詩(시)의各部(각부)가 求心的(구심적)으로 球(구)를이루지못하고 제각기直線(직선)의方向(방향)을 가진다는 느낌이다.

詩人(시인)의 敬服(경복)할만한 努力(노력)과計劃(계획)에不拘(불구)하고 詩人(시인)의 精神(정신)의 燃燒(연소)가 이巨大(거대)한素材(소재)를 化合(화합)시키는 高熱(고열)에 達(달)하지못하고 그것을 겨우接合(접합)시키는데 그쳤든것같다. 그中(중)에서도 筆者(필자)의 가장 不滿(불만)인點(점)은 이詩(시)가 明朗(명랑)한 아침 暴風警報(폭풍경보)에서 시작해서 다시 明朗(명랑)한 아츰 暴風警報解除(폭풍경보해제)에 끝나는 이 完全(완전)한 左右同形的(좌우동형적) 構成(구성)이다.

詩苑 五號(시원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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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苑(시원)』이 今年(금년)동안에 五號(오호)까지를 發行(발행)하고 詩歌專門誌(시가전문지)로서의 步調(보조)에 조곰도 흔들림이없다는것은 『愉快(유쾌)한일』이라 아니할수없다. 이詩苑(시원)의編輯(편집)이 强烈(강렬)한 個別的主張(개별적주장)을 가지지않고 朝鮮詩(조선시)의 여러가지傾向(경향)의 綜合的(종합적) 表現者(표현자)이려하는것은 多數(다수)한 詩誌(시지)가 分派(분파)되여있지아니한 우리에게는 有効(유효)하고 또 必然的(필연적)인 方針(방침)일것이다. 編輯(편집)과營業上(영업상)의 莫大(막대)한 困難(곤란)을 克服(극복)하며 나아가는 詩苑(시원)을 爲(위)하여 우리는 朝鮮詩壇(조선시단)을爲(위)하여 協調(협조)할義務(의무)를느낀다. 詩苑(시원)에나타난 詩人(시인)들의 個評(개평)은 다음項(항)에 包括(포괄)된다.

活躍(활약)한詩人(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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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先輩詩人(선배시인)들을 이年評(연평)에서 個別的(개별적)으로 評(평)할수는없다. 靑春(청춘)의感受力(감수력)을 우리가 永久(영구)히 維持(유지)할길이없으매 第一期(제일기)의 多産期(다산기)를經過(경과)한 詩人(시인)이 귾임없이 詩(시)의길을 걸을때에도 同一(동일)한步調(보조)로 그 華麗(화려)한 活動(활동)을 계속하기는 至難(지난)한일이요 더욱이 詩情(시정)을喪失(상실)하거나 感性(감성)과 文章(문장)에있어서의 精進(정진)을繼續(계속)하지않는 詩人(시인)이 詩(시)에서 脫落(탈락)함은 極(극)히自然(자연)하다. 우리는 실상 一生(일생)을通(통)해 詩人(시인)일 義務(의무)도 責任(책임)도 認定(인정)치않는다. 그러므로 통틀어 旣成詩人(기성시인)들의 無能(무능)을 攻擊(공격)하는流行(유행)은 實(실)로 無意味(무의미)한 事大主義(사대주의)에屬(속)한다.

鄭芝溶(정지용) 金起林(김기림) 林和氏(임화씨)의 詩(시)에對(대)해서는 이미말한바있고

金尙鎔氏(김상용씨)의詩風(시풍)에 昨年以後(작년이후)생긴變化(변화)는 嶄新(참신)한角度(각도)를 보이고있고

恒常微赤(항상미적)된 詩魂(시혼)을품고있는 柳致環氏(유치환씨)는 質(질)과量(양)으로 今年(금년)에 特別(특별)한 頭角(두각)을 나타내이고

李箱氏(이상씨)의恠異(괴이)한世界(세계)는 人生(인생)으로서의그를 模倣(모방)하기에躊躇(주저)하나 詩(시)로서 敬意(경의)를表(표)하기에足(족)하다

金珖燮氏(김광섭씨)의孤獨(고독)과 許俊氏(허준씨)의暗幻(암환)의 世界(세계)에對(대)해서는 特異(특이)한戰慄(전율)을느낀다.

張瑞彦氏(장서언씨)는 그確實(확실)한 텃취와 虛飾(허식)없는 詩情(시정)이 獨自(독자)의境地(경지)를 가지고있고

金光均氏(김광균씨)의 特異(특이)한色彩(색채)의 調合(조합)에서 오는것같은 繪畵的効果(회화적효과)는 將來(장래)를 囑望(촉망)하기에足(족)하고

三四文學以後(삼사문학이후)의 純粹詩派(순수시파) 諸氏(제씨)의詩(시)는 模倣(모방)의 작난에서 眞實(진실)한 自己體驗(자기체험)의境地(경지)에 이르렀는지 아닌지를 筆者(필자)로서 分別(분별)할힘이없다.

辛夕汀(신석정) 金達鎭(김달진) 張萬榮氏(장만영씨)는 共通點(공통점)이많은詩境(시경)을 가지고있으나 또共通(공통)한缺點(결점)으로 註釋(주석)과 延長(연장)의傾向(경향)이있다.

金朝奎(김조규) 閔丙均(민병균) 金顯承氏(김현승씨)等(등)은 이제 한거름 올라서면 佳作(가작)을보여줄듯 싶으나 아직 整理期(정리기)를 通過(통과)치 못한感(감)이있고

鎔鑛爐派(용광로파)의稱(칭)을듣던 詩人(시인)들이 囑望(촉망)받던當時(당시)에서 別般進境(별반진경)을 보이지못한것은 프로派(파)에 屬(속)하는 몇詩人(시인)들과 마찬가지로 辯說主議(변설주의)의禍毒(화독)인것같다. 하로밤의興奮(흥분)이 그냥 詩(시)를 이룰수는없다

우리는 古來(고래)抒情(서정)의 傑詩(걸시)가운데 쏟아져나온(Pour forth) 詩(시)를많이안다. 그러나 그것들은 註釋(주석)과延長(연장)과의 正反對(정반대)다. 結晶(결정)되고 凝縮(응축)되면서도 오히려 쏟아질수있는 高熱(고열)을 그들의 心胸(심흉)이 維持(유지)한結果(결과)다. 粗雜(조잡)과未備(미비)를 意識(의식)하며 이로서 그친다.

(193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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